뉴 미디어와 “강남 스타일”
2012년 여름, “B급 가수” 싸이의 댄스곡 “강남 스타일”이 전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후크를 제외하면 대체로 가사가 우리말로 쓰였고, 뮤직비디오의 배경도 우리의 수도 서울이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에 대해 생소한 나라에서도 사랑받는 전 세계적 히트곡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러한 현상 뒤에는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YouTube)를 탄생시킨 뉴 미디어의 힘이 작용했다.
시빈스키(Schivinski, 2013, 위키피디아 재인용)는 뉴 미디어를 “디지털 장치를 통해 원하는 때 어디서나 콘텐츠를 접하고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정의에 부합하는 매체로 인터넷, 컴퓨터, 비디오게임, DVD 및 CD-ROM 등이 있다. 반면, 영화, TV 프로그램 등의 재래적 매체는 뉴 미디어의 범주에서 해석될 수 없다. 인터넷 연결만 있으면 누구나 언제나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시청자들이 댓글을 달거나 추천 / 비추천을 할 수 있는 쌍방향성에 있어 유튜브는 뉴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싸이의 뮤직 비디오는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시청되고, 댓글 란을 통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성공했다. 유튜브라는 뉴 미디어 매체를 통해 오늘의 성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가수 싸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뉴 미디어는 국경에 무관하게 폭발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뉴 미디어는 어디서나 접근이 용이한 성격이 있어 전파력이 강하고 막을 수 없다. 또한, 수용자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유도할 수 있는 미디어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격으로 인해 뉴 미디어는 국가 간의 경계를 허물고 초국가적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뉴 미디어에 의한 대중문화의 강력한 전파력
우선, 뉴 미디어를 통해 누구든 어디서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전파력으로 인해 기존 국가 간의 경계가 소멸되고 있다. 이를테면 총검을 맞대는 국가들의 경계가 아직 남아있을지언정 뉴 미디어가 파급되지 않는 곳은 없는 것이다. 외부로부터 철저히 유리되어있는 국가의 예로 북한이 있다. 그곳의 미디어는 철저히 일방적이며, 시민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폐쇄적 문화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의 경계마저도 뉴 미디어를 통해 허물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예컨대, 북한 정권의 철저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대중문화가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남한에서 방영되는 TV 프로그램들이 DVD로 제작되어 북한 시장에서 밀거래되기 때문이다. 김영수(2006, 116쪽)의 북한주민 면담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은 감시를 피해 집밖에 불빛이 안 새어나가게 하면서까지 남한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한다고 한다. 또한 특이한 내용으로, 최근 들어 종합편성채널 “채널 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줄여서 “이만갑”)”라는 프로그램이 북한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 방송은 탈북자 여성들을 패널로 두고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인데, 이는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KBS “미녀들의 수다”와 비슷한 형태라 볼 수 있다. 최근 탈북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만갑”을 시청하고서 탈북을 결심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DVD와 CD-ROM이라는 뉴 미디어 매체를 통해 경계 너머의 대중문화를 접하고, 이를 통해 탈북을 결심할 정도이니 뉴 미디어의 영향력은 명실 공히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위 두 가지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아무리 권위주의적 통제력이 강력한 국가라 할지라도 뉴 미디어를 통해 대중문화가 전파되는 것을 막는 데는 제한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리적 경계(철책선 등)가 확연한 두 국가 사이에서도 뉴 미디어는 그 구성원 사이의 정서적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다.
뉴 미디어와 상호작용성
나아가 뉴 미디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성을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재래적 개념의 국경과 경계는 차츰 사라지고 있다. 활발한 상호작용이라 함은 기존의 단 방향적 커뮤니케이션 형태에서 벗어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적극 이루어지는 상태를 뜻한다. 크로스비(Crosbie)는 일대일(一對一)의 대인 커뮤니케이션과 다대일(多對一)의 매스 미디어의 시대를 넘어 다대다(多對多)의 뉴 미디어가 왔음을 주장했다. 기존의 한정적이었던 소통의 기회가 뉴 미디어를 통하여 고차원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뉴 미디어의 사용자 상호작용성은 가상사회를 구현한 온라인게임인 심즈 온라인(Sims Online)이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해당 게임들은 이용자가 각각 스스로의 투영(아바타)을 생성하여, 이를 통해 가상의 세계에서 생활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 게임들은 이용자가 게임을 현실의 연장선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상세히 구현되어있다. 잠을 자거나 식사를 하고, 심지어 대학에 가서 수강신청을 하고 수업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하게 구현이 되어있다(실존 대학의 사이버 분교 개념으로 설치됨).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생활의 연장선으로 이동한다. 현실세계에서 생존하는 사람들은 게임을 통하여 현실에서 벗어나고, 제 2의 인격을 형성한다. 그리고 게임 상에서 서로를 만나 교류하고 상호작용한다. 결국 게임이라는 뉴 미디어를 통하여 인간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접점이 늘어났고, 이 접점은 시간과 공간의 차이에 무관한 초경계, 초시간적인 개념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뉴 미디어의 성격 중 하나인 상호작용성 역시 국가 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경계를 허물 뉴 미디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뉴 미디어는 압도적인 전파력을 가지고 있어, 어떠한 방어막을 구축한다고 해도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 이는 은둔과 폐쇄고립의 땅 북한에서도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결과물인 한류 열풍이 조심스레 불고 있다는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뉴 미디어를 통하여 다양한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성이 깊어지면서 우리 앞에 존재하던 경계들의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다. 기존의 인간관계는 시간과 공간(국가를 포함)등의 존재가 큰 제약이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뉴 미디어는 이러한 제약과는 무관하게 사람들을 자유롭게 연결시키고 상호작용하게끔 한다. 이에 대한 사례로 게임을 현실의 연장선에 놓는 심즈 온라인과 세컨드 라이프를 들 수 있었다. 이처럼 뉴 미디어는 여러 방면에서 국가간의 경계를 무너뜨려 왔으며, 앞으로도 물리적, 심리적 경계를 허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 참고문헌
김영수. 2006. 「최근 북한주민의 생활상 변화와 체제의 작동원리 분석」(미 출판).
Wikipedia contributors. "New media."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13 Nov. 2013. Web. 14 Nov.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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